모든 사람의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지기 시작한 이래 스냅카메라들의 설자리는 급격히 줄어들어왔다. 일반인들은 스마트폰이 있는데 굳이 추가로 카메라에 지출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스냅용 보다는 DSLR 급의 크고 무거운 카메라를 찾는다. 중간에 낀 스냅카메라의 시장 규모는 급감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제조사들이 모색한 탈출구는 바로 스냅카메라의 고급화였다. 1인치 이상, 심지어는 DSLR과 맞먹는 APS-C 크기의 센서를 가진 고화질의 제품으로 화질과 휴대성을 모두 만족하는 제품군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2년에 발매된 RX100은 이러한 스냅카메라의 고급화 추세의 첫 발을 내딛은 기념비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사진을 취미로 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난 아직까지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 하는 먼 여행에 DSLR을 챙겨서 떠나본 경험이 없다. 카메라 장비는 제대로 챙길려면 끝도 없고, 그 무거운 장비를 들고다니면서 제대로 여행을 즐길 자신도 없다. 물론 사진이 주가 되는 여행이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일단 내가 가고 싶어서 떠나는 거라면 사진때문에 여행에서 즐겨야 할 것들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나에게 있어 RX100은 최고의 여행용 카메라이다. RX100 제품군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막강한 AF기능과 정신나간 24fps의 연사, 그리고 wifi등 각종 편의성으로 무장한 최신 제품 - RX100 Mk5까지 발매가 된 상황이지만 어쨌든 2012년에 구입한 내 RX100은 별다른 문제점이나 고장도 없이 지금껏 현역 카메라로 잘 돌아가고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소니 제품중에 이렇게 뭔가를 오래 써본게 없는데, 요즘의 소니는 확실히 튼튼한 제품을 만드는 것 같다. 예전엔 소니타이머 같은 말도 유행하고 그랬는데.


아래의 사진들은 작년 2월에 삿포로를 방문했을때 RX100으로 찍은 사진들이다. 최신 제품들에 비하면 노이즈가 자글자글하고 디테일도 떨어지지만, 그래도 스마트폰보다는 훨씬 만족스러운 사진을 뽑아준다. 어느정도 수준만 된다면 딱히 화질에 집착적으로 연연하는 편은 아닌지라 이정도면 아직까지 충분히 쓸만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 3년 정도만 더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욕심같아선 한 5년 정도... 소니 제품을 10년 썼다면 그건 레알 인생의 자랑거리중 하나니까.
























유독 밤 사진이 많은 건.. 낮에는 노느라 사진찍을 겨를이 없어서..'ㅅ'




인천에서 요즘 가장 번화가라 할 수 있는 동네, 구월동.

혼자서 그 쪽을 돌아다닐 일이 있으면 항상 이 골목에서 라멘으로 식사를 해결하곤 한다. 음.. 사실 그렇게 맛있는 집은 아닌데, 요즘엔 괜찮은 라멘집도 많지 않고 뭐 가격대비 그냥저냥 먹을만 하니깐. 진짜 맛있는 라멘을 찾는다면 홍대를 가야지!


사진은 RX100으로 찍었다. 아무때나 가지고 다닐 수 있고 센서가 큰 만큼 화질도 꽤 좋은데다, 야간 노이즈 억제능력+손떨방 기능이 훌륭해서 스냅카메라로 정말 손색이 없는 녀석이다. 후속작으로 핫슈가 달리고 틸트액정이 부착된 것들이 좀 나왔나 본데, 딱히 꼭 있어야 겠다 싶은 기능은 아닌지라 그냥 꾸준히 써 온 RX100으로 만족할랜다.



추석때 고향가서 어슬렁거리다가 네발나비 애벌레를 발견했다.

가장 흔하게 볼수 있는 나비인데도 이상하게 애벌레는 눈에 잘 안띄는 놈들... 생김새에서 터프함이 넘친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내다 보니 다람쥐님이 어딘가에 짱박아뒀던 호박씨를 꺼내서 까먹고 있었다.


하루하루가 짱박아두고 까먹고 그러다 또 우연히 발견하고... 의 연속-_-;;


날마다 밥주고 청소해주고 간식주고 놀아주는 나같은 사람이 또 어딨다고 몰래 호박씨를 까나요..



요즘 날씨가 따뜻해지니 겨울 내내 둥지에 틀어놓았던 신문지 뭉치들을 하나 둘씩 밖으로 버리기 시작하는 것 같다. 겨울 내내 사람 손만 보면 물어대던 성격도 많이 얌전해졌고.. 워낙 야생성이 강하고 독립적인 동물이다 보니 겨울마다 포악해져서 키우는 사람이나 보살핌 받는 다람쥐님이나 서로 고생이지만, 뭐 어쩌겠나.. 야생에서 겨울잠 자야 할 다람쥐님을 좁은 케이지 안에서 키우는 내 탓인걸. 그래도 햇수로 5년, 사람나이로 따지면 슬슬 중년에 접어들 때인데 아직까지는 큰 탈 없이 무럭무럭 잘 크고 있는 듯..'ㅅ'








RX100을 손에 쥐게 된 지 3일이 지났다.


항상 야근에 치어 살고 밤 늦게 퇴근하는 대한민국의 평볌한 직장인인 나는 대부분의 스냅사진을 어둑어둑한 시간대에 찍게 되는데, 편하게 갖고다니다가 한밤중이라도 편하게 찍을 수 있는 참 좋은 물건인듯 싶다. f1.8의 밝은 조리개와 고감도 저노이즈, 그리고 손떨림방지의 궁합이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손으로 들고 야경을 찍을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똑딱이 특유의 높은 심도가 오히려 개방조리개의 활용도를 높혀주는 듯. 심도 걱정 없이 활짝 열고 쓸 수 있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 좀 더 카메라에 익숙해지고 나서 다시 포스팅을 할 예정이지만, 일단 지금으로써는 꽤 만족스럽다. 위에서는 보급형 DSLR에 치이고 아래에서는 고화질의 스마트폰에 치어 압사 직전이던 P&S 카메라 시장에 던지는 신의 한수랄까? 저화질의 저렴한 카메라가 아닌, 초소형 바디에 충실한 성능을 탑재한 고성능 서브카메라라는 새로운 개념을 소니는 제시했고 이에 사용자들은 지갑을 열어 시장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앞으로 나올 유사한 컨셉의 카메라들마저 기대하게 만드는 훌륭한 제품이라 생각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