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내다 보니 다람쥐님이 어딘가에 짱박아뒀던 호박씨를 꺼내서 까먹고 있었다.


하루하루가 짱박아두고 까먹고 그러다 또 우연히 발견하고... 의 연속-_-;;


날마다 밥주고 청소해주고 간식주고 놀아주는 나같은 사람이 또 어딨다고 몰래 호박씨를 까나요..



요즘 날씨가 따뜻해지니 겨울 내내 둥지에 틀어놓았던 신문지 뭉치들을 하나 둘씩 밖으로 버리기 시작하는 것 같다. 겨울 내내 사람 손만 보면 물어대던 성격도 많이 얌전해졌고.. 워낙 야생성이 강하고 독립적인 동물이다 보니 겨울마다 포악해져서 키우는 사람이나 보살핌 받는 다람쥐님이나 서로 고생이지만, 뭐 어쩌겠나.. 야생에서 겨울잠 자야 할 다람쥐님을 좁은 케이지 안에서 키우는 내 탓인걸. 그래도 햇수로 5년, 사람나이로 따지면 슬슬 중년에 접어들 때인데 아직까지는 큰 탈 없이 무럭무럭 잘 크고 있는 듯..'ㅅ'








RX100을 손에 쥐게 된 지 3일이 지났다.


항상 야근에 치어 살고 밤 늦게 퇴근하는 대한민국의 평볌한 직장인인 나는 대부분의 스냅사진을 어둑어둑한 시간대에 찍게 되는데, 편하게 갖고다니다가 한밤중이라도 편하게 찍을 수 있는 참 좋은 물건인듯 싶다. f1.8의 밝은 조리개와 고감도 저노이즈, 그리고 손떨림방지의 궁합이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손으로 들고 야경을 찍을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똑딱이 특유의 높은 심도가 오히려 개방조리개의 활용도를 높혀주는 듯. 심도 걱정 없이 활짝 열고 쓸 수 있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 좀 더 카메라에 익숙해지고 나서 다시 포스팅을 할 예정이지만, 일단 지금으로써는 꽤 만족스럽다. 위에서는 보급형 DSLR에 치이고 아래에서는 고화질의 스마트폰에 치어 압사 직전이던 P&S 카메라 시장에 던지는 신의 한수랄까? 저화질의 저렴한 카메라가 아닌, 초소형 바디에 충실한 성능을 탑재한 고성능 서브카메라라는 새로운 개념을 소니는 제시했고 이에 사용자들은 지갑을 열어 시장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앞으로 나올 유사한 컨셉의 카메라들마저 기대하게 만드는 훌륭한 제품이라 생각된다.


After


2년 정도 전에 찍은 사진으로 기억한다.

별거 아닌 풍경사진에 비네팅 넣고 색감 틀고 컨트라스트 올려준 일련의 결과물로, 요 아래의 사진이 원본이다. 사진의 분위기를 이끄는 요소들은 전부 원래의 사진이 갖고 있었던 것들이 아닌, 강제로 주입한 그럴싸한 분위기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떤 풍경사진이든 비네팅 넣고 색감 조절해주고 적당히 만져주면 이런 비슷한 분위기는 낼 수 있다. 오로지 보정을 통해서만 느껴지는 감성이라니, 뭐랄까 내가 보정해 놓은 거지만 보고 있자면 양산형 성형미인을 보는듯한 기분이다.


찍는 사람에게 있어 한 컷 한 컷이 모두 소중한 자산임은 말 할 필요도 없는 명백한 사실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제 보내줘야 할 사진에 억지로 인공호흡기를 달고 성형괴물을 만들어 살려놓는 것도 좋은 자세는 아닐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찍고, 신중함을 기하여 A컷을 선정하고, 거기에 화룡정점같은 보정을 할 수 있는 그 날이 올 때까지 오늘도 반성하자..'ㅅ'




Before




잼있는 스플래시 놀이!


흔히 스플래시나 물방울 접사는 테크닉보다는 운빨이 중요한 장르라고들 하는데, 직접 해보니깐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60mm 렌즈를 f10까지 조여서 촬영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을 보니 우유에 촛점이 맞고 딸기가 흐릿하게 나오는 사진이 굉장히 많았다;; 플래시를 터트렸으니 모션블러는 아니고 단순히 심도 문제로 촛점이 나간 것 같은데, 촬영하는 내내 생각지도 못했다가 컴퓨터로 사진을 열어보면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차후 비슷한 사진을 찍을 경우엔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듯..


그리고 배경을 검게 만들기 위해서 플래시의 조사각을 매우 좁게 설정하여 왼쪽에서 직광으로 터트렸는데, 그러다 보니 우유나 딸기의 그림자가 굉장히 강하게 나왔다. 배경을 검은색이 아닌 컬러시트지로 처리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아니면 오른쪽에서 플래시를 하나 더 터트려 주던가. 부족한 스킬은 돈으로 메꿔야지, 별수 있나.




그리고 이어지는 촬영 후기.

아..... 망했어요...



흔하디 흔한 주제인 성냥. 편의점에서 서비스로 받아온 성냥이었던지라 갯수가 몇개 되지 않아서 몇장 찍다 보니 금방 떨어져버렸다;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어찌되었던 A컷이랍시고 선택한게 바로 이 사진이다.


어두운 방 안에서 촬영을 했고 사진 왼쪽에서 플래시가 발광을 했는데, 렌즈로 플래시의 빛이 들어갔는지 전체적으로 뿌연 느낌이 강하게 났다. 이걸 잡는답시고 커브값을 조절했더니 암부가 죄다 어둠에 먹혀버린 딥다크한 사진이 되고 말았다. ang? 후보정 실력이라도 좋으면 어떻게든 보기 좋게 살려 보겠지만 그것도 안되니.. 그리고 방금 눈치챈건데 불꽃의 색이 깨끗한 노란색이 아니라 그린캐스트가 좀 섞인듯한 기분이 든다. 모니터가 TN 패널이라 그런가.. 다른 각도에서 보면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_-;;


나중에 성냥을 한통 사와서 이런 저런 시도를 더 해봐야 겠다. 무엇보다 이거 찍으면서 불 가지고 장난치는게 정말 재미있었다. 이젠 나이가 먹어서인지 불장난 해도 아무도 뭐라 그러는 사람이 없다. 마음껏 불장난을 할 수 있다!! Viva 성인!!!


1년 전 이맘때쯤 중고로 새 카메라를 구입하여 테스트랍시고 신나서 찍었던 기억이 난다. 깜깜한 방에서 검은 천 위에 CD를 한 장 올려놓고 그 위에 물방울을 뿌린 후 1/6초동안 노출을 주면서 손전등으로 색을 비춰 촬영한 사진이다. ... 총체적 난관이 따로 없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전반적으로 물방울이 난잡하게 뿌려져 있어 매우 산만한 느낌이 난다는 점. 물방울을 분무기로 뿌릴게 아니라 손가락으로 찍어서 큰 방울 몇개만 올려주는 게 더 보기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물방울이 무슨 원유라도 떨어뜨려 놓은 것 마냥 검은 그림자를 끼고 있다는 것 또한 고쳐야 될 점으로 생각된다. 아마 컴컴한 주변 풍경이 물방울에 반사되어 이렇게 나타나는게 아닌가 싶은데 손전등을 좀 더 여러 각도에서 비춘다던가 바닥과 주변 배경을 밝게 바꿔본다던가 하는 시도가 필요할 듯 싶다.


앞서 언급한 것들을 가볍게 쌈싸먹는 가장 큰 문제는 CD에 비춰진 색깔의 그라데이션이 부드럽지 못하고 끊기는 구간이 여기저기서 나타난다는 점이다. 윗쪽의 파란색과 보라색 사이, 오른쪽 아래의 노란색과 빨간색, CD 중심부의 녹색을 가로지르는 선 등등... 나중에 컴퓨터로 사진을 빼보고 나서야 눈치챘는데 CD 자체의 결이 매끄럽지 않고 저런 흠이 잔뜩 나있었다. 아아 중국이여 아아.... 촬영 전에 충분히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설마 그런 문제가 있을거라고 생각조차 못한 나의 불찰이다. 누굴 탓하리요'ㅅ'


항상 촬영에 임할때는, 특히 정물 촬영의 경우엔 더더욱 소품이나 피사체의 준비가 완벽한가를 체크해야 하는데 뭔가 하나씩 놓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러다 다 정리하고 나서 나중에 느긋하게 컴퓨터로 사진을 뽑아보고 나서야 눈치채기나 하고.. 나이를 먹어서인지 자꾸 깜빡깜빡 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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